터미네이터 제니시스 Terminator Genisys, 2015


▶개봉: 2015.07.02.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액션, 모험, SF, 스릴러

▶국가: 미국

▶러닝타임: 125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 앨런 테일러

▶출연: 아놀드 슈왈제네거, 제이슨 클락, 에밀리아 클라크, 제이 코트니, J.K. 시몬스


 다시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무려 12년만에 복귀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볼 수 있어 기대를 가지게 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입니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이때까지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스토리를 대부분 다 엎어버렸습니다. 기존의 ‘터미네이터’가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오고, 그런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카일 리스’도 과거로 오는 큰 틀은 그대로 등장하지만 그 안의 다른 요소들을 많이 집어 넣고 시간적인 순서도 약간 바꾸었습니다. 이런 점이 영화 초반에 보여지고 이후로는 완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인간대 기계 간의 전투를 보여줍니다. 이때까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이끌어온 ‘존 코너’의 과거의 경험으로 이끄는 인간 저항군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이 ‘존 코너’를 배우 ‘제이슨 클락’이 연기하였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2>의 ‘에드워드 펄롱’이나 <터미네이터 3: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닉 스탈’,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의 ‘크리스찬 베일’과는 또 다른 모습의 ‘존 코너’를 보여줍니다. 이런 ‘존 코너’는 이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가장 큰 충격을 주는 인물입니다. 그 동안의 <터미네이터> 시리즈들의 ‘존 코너’와는 전혀 다른 설정의 ‘존 코너’인데, 이 ‘존 코너’의 등장으로 그 동안의 이야기들을 완전히 다 뒤엎어버리는 뒤죽박죽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 설정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존 코너’가 ‘존 코너’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많은 인물들의 배우가 대거 교체되었습니다. 바로 ‘사라 코너’와 ‘카일 리스’인데, ‘사라 코너’는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가 연기하였고 ‘카일 리스’는 배우 ‘제이 코트니’가 연기하였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점은 <터미네이터 2>에서 ‘린다 해밀턴’의 여전사 이미지의 ‘사라 코너’를 ‘에밀리아 클라크’가 어떤 연기로 보여줄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냥 보이는 이미지로는 당시 ‘린다 해밀턴’의 강인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연약한 이미지로 보이기 때문에 ‘사라 코너’를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터미네이터>시리즈를 이끌어갈 파워풀한 모습이나 강인한 모습은 다소 부족하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좀 더 젊은 듯한 이미지가 좀 더 다이나믹하게 보이기도 해서 괜찮았 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단연 ‘아놀드 슈월제네거’의 ‘T-800’입니다. 여전히 멋진 ‘T-800’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제는 약간 나이가 든 모습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아놀드 슈월제네거’하면 ‘터미네이터’인듯 ‘T-800’도 ‘아놀드 슈월제네거’와 함께 나이를 먹었습니다. ‘T-800’의 머리도 희끗희끗하다 못해 거의 백발이 되었고 전성기 때보다 다소 줄어든 몸집과 늘어난 주름이 눈에 훤히 다 보였습니다. 그래도 파워풀한 액션을 여전히 보여주긴 하지만 좀 버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조금씩 틀어지는 설정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처음 ‘T-800’의 설정은 달릴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는 ‘T-800’의 멋진 바디어택을 볼 수 있습니다. 뭐 약간의 설정파괴이긴 하지만 거듭되는 시리즈로 너무 많은 것이 틀어질까봐 걱정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이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는 익숙한 얼굴의 배우가 한 명 등장합니다. 바로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입니다. 영화 초반부에 잠깐 나오지만 나름 눈이 가는 역할이었습니다. 비중이나 분량이 크진 않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전설적인 역할을 보는 것 같아 인상깊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인상 깊기도 했지만 이른 시간의 퇴장으로 많이 볼 수 없어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뭔가 많이 보여주기엔 부족한 분량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에는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현재와 미래, 과거를 오고가는 뒤죽박죽 느낌의 스토리와 그런 스토리에 대한 많은 설명들이 스토리 전개를 조금 루즈하기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악역으로 등장하는 ‘T-3000’은 시리즈 역사상 가장 발달된 ‘터미네이터’인데, 영화 <터미네이터 2>에 나오는 액체형 ‘T-1000’보다 그다지 크게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영화 기술의 발달로 좀 더 세련되고 성능만 좋을 뿐 더 강력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역시 ‘T-1000’이 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악당 ‘터미네이터’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단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터미네이터’ 복귀라는 타이틀만 거창할 뿐 그 외의 것은 그리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설같은 작품들인 전작들을 많이 생각나게 하는 오마쥬 같은 장면들이 많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합니다. 그런 정면들은 스토리가 어떻든 옛 추억 소환이기도 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낡은 터미네이터의 활약을 보는 것도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낡고 노화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가슴 찡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라 코너’를 지키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역시 이번작에도 “I’ll be back.”의 대사가 나옵니다. 역시 영화의 마스코트 같은 명대사가 예전 <터미네이터 2>에서 느꼈던 느낌은 아니지만 언제 나오나 기다리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인상 깊은 점도 많았던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였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나이 든 모습 그대로 나이 든 모습의 ‘터미네이터’를 볼 수 있습니다 낡았지만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주는 활약을 볼 수 있고 한충 더 젊은 ‘에밀리어 클라크’의 기대 이상의 ‘사라 코너’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량이 살짝 아쉬운 ‘이병헌’의 반짝 활약도 나오고, 볼거리는 다양한 영화였습니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설정파괴가 많아지는 점은 아쉽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터미네이터’ 복귀라는 점이 영화를 보게 만듭니다. 많은 전설을 낳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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