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MAL·MO·E: The Secret Mission, 2018


▶개봉: 2019.01.09.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35분

▶감독: 엄유나

▶출연: 유해진, 윤계상


 일제강점기, 말과 마음을 모은 우리말 사전. 영화 <말모이>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 속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어 슬픈 역사와 가슴 먹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거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실제 사건에서 가져온 소재는 좋았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느껴져 스토리의 흐름이 너무 뻔해 보이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생각보다 시선을 확 잡는 씬스틸러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연, 조연 모두 명배우들인데 그런 씬스틸러 한두명은 있을 법하지만 의외였습니다.

 일단 이 영화 <말모이>의 제목인 ‘말모이’ 가 무슨 뜻인지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뜻은 ‘말을 모으다’ 라는 의미로 1910년대에 편찬된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사전 원고라고 합니다. 아직 사전이 제작되기 전의 우리말들을 모아 놓은 원고입니다. 이 원고는 실제로도 존재했고 이 원고로 인해 우리말 최초의 사전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 만큼 굉장히 중요한 원고이고 이 원고를 중심으로 이 영화가 진행됩니다. 물론 ‘말모이’ 는 순우리말입니다. 이 ‘말모이’ 를 지키고자 하는 영화상의 스토리에 먹먹함을 느끼고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모이’ 를 사수하고자 한 단체는 ‘조선어학회’ 인데 이 단체도 실제로 존재했던 단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1942년에 발생한 ‘조선어학회 사건’ 을 모티브로 이 영화 <말모이>가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조선어학회’ 가 한글 사용을 금지시킨 일본의 뜻을 거역하고 사전을 제작하려하여 일본에서 한글학자들을 투옥시키고 고문하면서 그 과정에 2명이 숨지는 사건입니다. 실제로도 정말 가슴 아픈 사건인데 이 영화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하고 창작하여 제작되어 더 먹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이 영화 <말모이>의 두 주인공은 배우 ‘유해진’ 과 ‘윤계상’ 인데 영화상의 두 인물은 정반대의 인물입니다. 배우 ‘유해진’ 이 연기한 인물은 ‘김판수’ 라는 인물인데 한글을 모르는 까막눈으로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생활고를 겪고있고 소매치기를 하다가 우연히 ‘조선어학회’ 에 엮이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글을 모르는 까막눈이 ‘조선어학회’ 라는 단체에서 활약한다는 내용이 재밌습니다. 그 과정에서 울고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고 감동적인 장면도 있고 훈훈한 장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배우 다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딱히 인상적인 캐릭터가 없는 이 영화에서 그래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배우 ‘유해진’ 과 함께 이 영화 <말모이>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배우 ‘윤계상’ 이 연기한 ‘류정환’ 입니다. 이 ‘류정환’ 은 ‘조선어학회’ 의 대표로 유학생활을 끝내고 조선에 돌아왔지만 조선말은 못하고 일본말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고자 다짐한 인물입니다. 이 인물을 연기한 배우 ‘윤계상’ 을 보면 영화 <범죄도시>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 어색해보이기도 합니다. 그 영화에서의 모습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너무 상반되는 이미지라서 그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것 같지만 그리 강한 인상을 받진 못했습니다.


 그런 두 명의 정반대의 인물인 ‘김판수’ 와 ‘류정환’ 의 케미가 있는듯 없는듯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럭저럭 사는 까막눈 ‘김판수’ 와 학구파이자 고지식한 ‘류정환’ 의 정반대의 두 인물 간의 우정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영화 <말모이>가 진행되는 내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케미가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티격태격할 때 서로를 째려보고 욕하는 장면에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마치 애들 같기도 하고 유치한 면도 있고 어린 친구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모습입니다.

 이 영화 <말모이>의 스토리 전개는 기승전결이 굉장히 뚜렷합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흐름을 유추해보면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데 유추해 본 생각과 비슷하게 영화가 진행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가 너무 예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로 스토리가 평이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의외성이 부족하고 반전의 묘미도 없습니다. 그런 점은 아쉽지만 전체적으로는 가슴 찡한 스토리임에는 분명하고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말 모아, 마음 모아. 우리말 사전. 한 번 해 보자고요. 영화 <말모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으로 우리말을 지키기위한 인물들의 사투를 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김판수’ 와 ‘류정환’ 정반대되는 성향의 두 인물이 보여주는 으르렁 케미가 재밌었고 다른 주변 인물들과 함께 우리말을 지켜나가는 사투가 먹먹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하지만 평이한 스토리로 스토리 전체에 긴장감이 부족하고 명배우들이 많이 출연하지만 씬스틸러라고 할 만한 캐릭터는 없었습니다. 그런 아쉬운 점들이 있긴 하지만 가슴 찡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내가 그 베게 없으면 잠을 잘 못자서 말이오.’ 영화 <말모이>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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